
가족의 저녁 풍경 — 화면 속에 갇힌 대화퇴근 후 현관문을 열면 반가운 인사보다 먼저 반짝이는 화면 불빛이 반겨줍니다. 식탁 위에는 따뜻한 음식이 놓여 있지만, 모두의 시선은 각자의 디바이스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이들은 태블릿으로 게임을 하고, 아내는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며 하루의 피로를 푼다고 합니다. 저 역시 식탁에 앉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메일을 확인하고, SNS를 스크롤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같은 공간에 있지만, 대화는 점점 줄어들고 ‘가족과 함께 있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상황이 불편하다고 느끼면서도, 이상하게 쉽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잠깐만 확인하자’라는 말은 어느새 ‘한 시간 더’로 이어졌고, 대화 대신 짧은 이모티콘으로..